우리가 치매진단을 치매환자에게 한다는 것은 너무 웃긴 얘기입니다. 치매 환자는 딱 봐도 치매인데 무슨 진단이 필요할까요? 정작 치매 검사는 경도인지장애의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치매로 진행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다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은 건망증 환자들과 구분이 잘 되지 않기에 이것을 구분해 주는 진단 방법이 있다면 가장 멋진 일일 것입니다.
저자가 연구하는 방면이 바로 치매환자가 아닌 정상인이나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검사 방법입니다. 저자는 특정 단백질에 주목하였고 그 특정 단백질은 정상의 경우에 수치가 1이라면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평균 5 이상 올라가고, 막상 치매가 되면 다시 정상인의 1/5 정도 수치로 떨어집니다. 얼마나 명확한 결과인가요 물론 이는 평균적인 데이터이며 아직 추가 실험과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해 봐야 합니다. 만약에 이 연구가 성공하면 앞으로 치매가 될 사람은 확실히 진단을 해서 치매를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예방적 치료를 하면 됩니다. 그 예방이라는 것은 바로 지금부터 10~20년 뒤로 치매를 연기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검사상 치매가 막 올 것 같은 환자는 바로 예방적 치료에 들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정상에서 이상으로 넘어가는 순간 이러한 순간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극적인 순간)라 합니다. 치매의 경우 어제까지 멀쩡한 사람이 티핑 포인트를 넘게 되면 오늘 갑자기 인지, 언어, 기억에 장애를 보이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최근에 갑자기 치매가 온 환자의 예입니다. 추석 명절이라 부모님을 뵈러 부산에서 서울로 다녀간 아들에게 어머니가 전화를 했습니다. “잘 내려갔냐?” “네 잘 도착했습니다” 첫 전화통화는 무난히 잘 끝났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가 다시 전화를 해서 잘 내려갔냐고 물었고 그날 어머니는 무려 스무 번을 같은 내용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어제까지 아무렇 지도 않은 어머니에게 뭔가 이상한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 아들은 부랴부랴 다시 어머니를 뵈러 서울로 올라 갔습니다.
최소한 티핑 포인트 이전에 치료하는 것이 이후 치료가 매우 어려운 단계에 이르지 않도록 하고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입니다.
예방적 치료란 티핑 포인트를 넘지 않도록 하는 방법입니다.일종의 청소라고 보면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밀로이드 베타의 티핑 포인트 기준, 이는 뇌영상검사보다 환자의 증상 그리고 이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영화 “스틸 앨리스”의 작가이자 뇌과학자인 리사 제노바는 테드(TED) 강연에서 티핑 포인트 전에 치료해야 함을 주장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티핑 포인트가 지나면 기억, 언어, 인지면에 있어서 작은 실수들이 좀 다른 양상이 됩니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열쇠는 보통 여러분 코트 주머니나 문 가까이에 있는 탁자 위에서 찾게 되지요. 그런데 이 경우에는 열쇠를 냉장고 안에서 찾게 된다는 겁니다. 아니며 그것을 찾고 나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어디에 쓰는 거지?”라고 말이죠” 또 리사 제노바는 ”아밀로이드 반점들을 켜진 성냥이라고 한다면. 티핑 포인트에 이르면 그 불은 이미 숲에 번진 상태인 거예요 일단 숲이 불길에 휩싸인다면, 성냥불을 불어 끄는 정도로는 어림없지요. 불씨가 숲에 닿기 전에 성냥불을 반드시 꺼야만 하는 겁니다”라고 티핑 포인트를 넘기게 되면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진단면에서는 오히려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를 잘 구분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보건소에서 하는 검사 중에 MMSE검사가 있습니다 간이 정신상태검사 방법인데 이것은 치매 검사라고 불리지만 실은 경도인지장애 검사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서 점수치가 정상이 아니게 나오면 그다음에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