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 안에서 흐르는 물이 수도관 벽에 압력을 주는 것과 같이 우리가 통상 말하는 혈압이란 혈액이 혈관 내에서 흐를 때에 혈관 벽에 일으키는 측압을 말합니다. 혈관은 동맥, 모세혈관과 정맥의 3 부분으로 나누고, 이에 따라 3가지의 압력 곧 동맥압, 모세혈관압, 정맥압이 존재합니다. 흔히 말하는 혈압은 동맥압을 가리킨다. 혈압의 고저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계속 수도관과 수압으로 예를 들어봅시다. 수도관 중의 물의 압력은 급수탑에 저장된 물의 용량과 수도관면적의 크기로 결정됩니다. 급수탑의 물이 많을수록 물의 수도관에 대한 압력도 커지고, 반대로 급수탑 안의 물이 줄어들면 물의 수도관에 대한 압력도 줄어듭니다. 혈압도 이와 같다. 인체는 주로 혈액량의 조절과 혈관의 수축 및 확장을 통해 혈압을 조절합니다.
초기에 고혈압환자에게는 두통, 어지럼증, 멍멍함, 두근거림, 침침함, 주의력결핍, 기억력감퇴, 손발마비, 무력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자율신경기능의 이상으로 야기되는 것으로 그 경중과 혈압의 상승도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후기에는 혈압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면서, 뇌, 심장, 신장 등의 표적기관이 손상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기관손상은 고혈압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손상된 것일 수도 있고 또 간접적으로 죽상동맥경화가 가속화됨으로써 일어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표적기관의 손상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으나 결국 기능장애를 일으키고 심지어는 부전증에 이르게 됩니다. 예컨대, 고혈압으로 뇌손상이 있은 후에는 간헐적인 뇌혈관경련이 일어날 수 있고 두통과 어지럼이 가중되며 일시적인 실명이나 반신불수 등이 몇 분 혹은 몇 시간 지속되다가 회복되며 또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장에 대한 손상은 우선 심장이 확대되고 후에 좌심실 고갈이 야기되어 답답함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신장이 손상된 후에는 야간의 요량이 증가하거나 소변회수가 늘어나고 심각한 때에는 신기능부전으로 오줌이 적거나 나오지 않고 식욕부진 오심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경증 고혈압환자는 두통이 있거나 목 뒤가 뻐근하거나 또 어지럽고 잠을 잘 수 없는 정도이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혈압이 급박하게 오르는 때에는 극심한 두통과 구역질을 수반하고 심지어는 기절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진전됨에 따라 점차 몇 가지 중요한 장기를 손상하는 합병증이 나타나는 데 관상심장동맥질환, 뇌혈관파괴, 신장동맥경화 등의 일련의 질병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질병은 모두 고혈압의 말기에 나타나는 것들입니다. 고혈압의 3가지 심각한 합병증에는 뇌출혈, 심부전증, 신부전증이 있습니다.
뇌 안에 있는 소동맥의 근육층과 외막은 관벽이 약하기 때문에 경화된 뇌 안의 소동맥에 다시 경련이 수반되면 곧 쉽게 혈액을 삼투하거나 파열성 출혈을 일으킵니다. 뇌출혈은 말기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서 임상적으로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으로 나타납니다.
심장(주로 좌심실)이 소동맥경화로 일어나는 주변 저항력의 증가를 극복하기 위해 역할을 강화하면서 심근에 대상성 비대가 발생합니다. 좌심실 근육벽이 점차 두터워지면서 심실이 현저하게 확장되고 심장의 무게가 증가하며, 대상기능이 부족한 때에는 고혈압성심장병이 됩니다. 심근수축력이 심하게 감소 되면 심부전증을 야기합니다. 고혈압환자는 보통 죽상관상동맥경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부담이 가중된 심장으로 하여금 혈류량 감소, 산소결핍상태에 빠지게 하고 이로 인해 심부전증이 쉽게 일어납니다.
신 입구 소동맥의 경화로 말미암아 대량의 네프론(사구체와 신소관)에 만성 혈류량 감소로 인한 위축이 발생하고 아울러 계속 섬유조직으로 증식하는 병변을 고혈압성 신경화라 부릅니다. 잔존한 네프론은 대상성 비대가 발생하여 확장됩니다. 신장이 경화되면 환자의 소변에 많은 단백질과 적혈구가 나타납니다. 질병의 말기에 대량의 네프론이 파괴되어 있기 때문에 신장 배설기능장애가 일어나고 체내대사의 최종산물이 전부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잔존함으로써 물과 소금의 대사와 산과 염기의 균형이 무너져서 스스로 중독되며, 요독증으로 나타납니다.
당뇨환자의 고혈압 발병률은 비당뇨 환자에 비해 2배에 달하며, 당뇨환자의 고혈압 발병률의 최고점은 정상인에 비해 10년이나 앞섭니다. 게다가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심근경색, 뇌혈관 질환 및 말초혈관병이 더욱 쉽게 발생하고 망막병변 및 신장병변의 발생과 발전을 가속화합니다.
보통 대사증후군의 질환은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여러 질환이 동시에 두세 개 이상 섞여 나타납니다. 하지만 고혈압 하나로만으로도 치매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혈압이 높으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집니다. 혈관이 좁아지면 산소와 영양물질의 운반이 뇌세포에 제대로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신경학과 교수 레베카 고테스만Rebecca Gottesman은 2014년에 1980년대 고혈압이 있던 사람들과 없던 사람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미국인을 추적한 연구에서 비만 등의 다른 위험 요소와는 별개로 중년에 고혈압이 있는 것이 인지 기능저하의 주요 요인임을 밝혀냈습니다.
고혈압과 치매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나왔지만 실제 뇌의 구조 변화를 관찰한 것은 비교적 늦게 나왔습니다. 영국 에든버러대 퀸스메디컬 연구소 심혈관과학센터 마테우슈 시에들린스키 등 연구진은 혈압 상승과 관련된 인지 장애 및 뇌 구조 변화 연구 결과를 2023년 3월 27일 유럽심장저널 온라인판에 게재하였습니다. 이들은 대규모 컨소시엄의 관찰 및 유전 데이터를 사용하여 이 연구는 혈압 값 및 인지 기능과 잠재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뇌 구조를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혈압에 대한 데이터는 3935개의 뇌 자기 공명영상 유래 표현형(IDP) 및 유동 지능 점수로 정의된 인지 기능과 통합되었습니다. 관찰 분석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전향적 검증 코호트에서 수행되었습니다.
멘델의 무작위화(MR) 분석에서는 바이오뱅크, International Consortium for Blood Pressure 및 COGENT 컨소시엄에서 파생된 유전 데이터를 사용했고 인지 기능에 대한 높은 수축기 혈압의 잠재적인 부작용이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진은 보완적인 MRI 및 관찰 분석을 통해 혈압과 관련된 뇌 구조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고혈압이 인지 성능에 미치는 부작용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2) 고혈압과 뇌혈관성 치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고 있으며 성인 인구의 20%가 환자 입니다. 광범위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의 원인은 여전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환자의 5% 미만에서만 원인이 알려져 있고 대부분의 환자는 원발성 즉 본태성 고혈압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원발성 고혈압의 병리생리학이 많은 요소로 이루어져 있고 매우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유전적, 환경적, 해부학적, 신경적, 내분비적, 체액적, 혈역학적 등 여러 가지 상호 작용하는 생리학적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이든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 내막의 손상으로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딱딱해지면서 심장, 신장, 뇌, 눈 등 장기의 손상이 시작됩니다.
고혈압이 되면 혈관이 정상보다 강한 자극으로 끊임없이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런 자극이 계속되면 혈관 내면이 손상되고 손상된 혈관 내벽은 지방질이 쌓이기 쉬워지고 점점 두껍고 딱딱해지고 혈관이 수축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심하게 좁아질 때까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거의 없습니다. 고혈압은 소리 없이 서서히 혈관을 파괴시킵니다. 뇌졸중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혈압입니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을 망가뜨리고 동맥경화를 일으켜 뇌졸중을 일으키는데 일반적으로 뇌졸중환자의 70%가 고혈압이 원인입니다.
혈액은 심장에서 펌프처럼 압력이 가해져 혈관에 발송되며 전신을 일주하여 영양을 공급하고 말초 세포에서 노폐물을 회수하여 이를 신장으로 보냅니다. 혈압이 높으면 동맥경화가 진행됩니다. 동맥경화는 혈관벽이 두꺼워지거나 탄력을 잃고 혈액이 흐르는 부분이 좁아진 상태입니다. 혈관벽이 두꺼워지면 높은 혈압을 견딜 수 있게 되고 거기에 흐르는 혈액은 더욱더 압력이 오를 수 있게 됩니다. 동맥경화가 지속되면 혈관이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혈관이 찢어져 출혈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것이 뇌에서 일어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이며 이는 곧 뇌혈관성 치매를 만들기도 합니다.
고혈압이 장기간 지속되면 뇌의 소혈관이 손상되면서 치매와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보스턴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호세 라파엘 로메로 박사 연구팀이 뇌졸중 또는 치매 병력이 없는 참가자 1천686명을 대상으로 중년에서 노년까지 진행한 추적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습니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내내 주기적으로 이들의 혈압을 측정하는 한편 뇌 MRI를 통해 뇌 소혈관손상을 나타내는 미세출혈, 무증상 뇌경색등을 관찰, 혈압과 뇌 소혈관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중년의 고혈압이 노년까지 계속된 그룹은 중년에서 노년까지 꾸준히 정상 혈압을 유지한 그룹에 비해 뇌 소혈관의 미세출혈 위험이 3.4배 높았습니다. 이들은 또 무증상 뇌경색 위험도 1.5배 높았습니다. 중년에는 혈압이 정상이었는데 노년에 혈압이 올라간 그룹은 뇌 소혈관의 미세출혈 위험이 2.7배 높았습니다. 중년에서 노년에 걸쳐 고혈압이 오랜 기간 지속된 사람일수록 뇌의 소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뇌 소혈관은 뇌의 백질에 꼬불꼬불 퍼져 있는 작은 혈관들입니다. 이 소혈관이 손상되면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섬유인 미엘린 수초가 벗겨지면서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이 끊어져 치매 또는 뇌졸중 위험이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