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이 보편성을 가져야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개별성도 중시됩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환자 각자의 체질과 진단 시의 변증에 따라 약물이 다양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더 중요시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매의 경우 FDA 승인을 받은 것이 양약은 6가지 뿐인데 반해 한약은 가지 수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처방도 분석해 보면 공통되는 약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한의학에서 뇌기능과 관련된 처방 중에 포함된 약재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동의보감, 의학입문, 상한론, 화제국방, 본초강목 등 한의서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종류가 참 많지요. 참고만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많은 약들이 서로 배합되어 처방을 이룹니다. 이 중에서 한의학에서 말하는 몸의 근본인 정(精), 기(氣), 신(神), 혈(血)에 해당하는 약재를 살펴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 정(精)은 뇌수(腦髓)를 보하는 기본 물질입니다 따라서 정(精)이 부족하면 기억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한의학 고서 <영추>에는 “두 사람의 신(神)이 서로 합쳐서 육체가 생기는데 육체보다 먼저 생기는 것이 정(精)이다. 정(精)은 몸의 근본이 됩니다. 또한 오곡(五穀)의 진액이 합쳐서 영양분이 되는데 속으로 뼛속에 스며들면 골수(骨髓)와 뇌수(腦髓)를 영양하고 아래로 내려가 음부로 흐르게 됩니다. 음양(陰陽)이 고르지 못하면 정액이 넘쳐나서 아래로 흘러내리게 됩니다. 이것이 지나치면 허해지고 허해지면 허리와 잔등이 아프며 다리가 시큰거린다. 또한 수(髓)란 것은 뼛속에 차 있는 것이고 뇌는 수해(髓海)가 됩니다. 수해가 부족하면 머리가 핑 돌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다리가 시큰거리고 어지럽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정(精)으로 기(氣)와 신(神)을 만듭니다. 음식물(후천의 정)이 우리 몸에 섭취되어 에너지의 변환으로 기(氣)가 생기고 그것이 신(神)이 됩니다. 따라서 신(神) 즉, 정신활동을 하기 위한 연료가 되는 가장 기본 물질이 정(精)입니다. 다음은 정에 대한 약물입니다.
<동의보감>에 기(氣)는 정(精)과 신의 근본(氣爲精神之根)이며, 기(氣)는 신(神)의 할아버지이고 정(精)은 기(氣)의 아들격이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정(精), 기(氣), 신(神)의 관계에서 기(氣)가 원천이라 설명합니다. 기(氣)는 몸 안팎으로 돌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근본이라고 합니다. 자연에서 음식을 통해 얻은 기(氣)는 후천의 정(精)을 만들고 그 정(精)이 결국 뇌수(腦髓)를 충족하게 해서 신(神)의 활동이 잘 영위되는 것입니다. 다음은 기(氣)에 작용하는 약물입니다.
신(神)은 현대의학이 말하는 뇌의 정신활동을 말합니다. 치매와 가장 관련이 많은 부분입니다. 정(精)이 물질적인 바탕으로 생식과 유전에 관여한다면 기(氣)는 생명활동의 에너지이고 신(神)은 더욱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로가 영향을 주며 떨어져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신(神)에 대해 작용하는 약물입니다.
동의보감에 혈(血)을 물에 비유하고 기(氣)를 바람에 비유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바람이 물 위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마치 혈(血)과 기(氣)와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하였습니다. 또 기(氣)가 혈(血)을 이끌기 때문에 기(氣)가 돌면 혈(血)도 따라 돌고 기(氣)가 멎으면 혈(血)도 멎고, 기(氣)가 더워지면 혈(血)이 잘 돌고 기(氣)가 차지면 혈(血)이 잘 돌지 못하며, 기(氣)가 한번 숨 쉴 동안이라도 돌아가지 못하면 혈(血)도 그만큼 돌아가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병이 혈(血)에서 생겼을 때에는 기(氣)를 고르게 하면 낫고 병이 기(氣)에서 생겼을 때에는 구태여 혈(血)을 고르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가 사람의 몸에서는 기(氣)를 고르게 하는 것이 첫째이고 혈(血)을 고르게 하는 것은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양(陽)을 우선시하고 음(陰)을 다음으로 여기는 주역의 이치를 따른 것입니다. 다음은 혈(血)에 대한 약재입니다.